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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라이프/부다페스트 일상

주간 일기 : 먹고 뜨개하고 넷플릭스 보라

by _oneday_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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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7

오후 반차를 냈다. 괜히 기분이 좋고 세상이 아름답잖아요. 볼일 보고 초밥 먹으러 갔다. 이 동네 초밥은 요란하고 비싸기만 하고 맛은 그저 그렇다. 그래도 남편이 맛있게 먹는 걸로 만족. 초밥을 먹는 게 어딘가 싶다.

운동하러 갔는데 헬스장 오픈 기념일 행사로 아주 요란했다. 핑거 푸드랑 음료도 무료로 줬는데 핑거 푸드는 헬스장인 만큼 맛있는 건강식이나 프로틴 바 같은 것들로 준비했을 줄 알았는데 흰 빵으로 만든 카나페...! 음료도 일반 탄산음료가 있어서 놀랐다. 신성한 헬스장에 일반 탄산이라니. 먹고 죄책감 느껴서 운동 더하라는 건가. 


 2025.01.28

부지런히 일어나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탈리아에서 맛들인 이탈리아식 아침(카푸치노+크루아상)은 이탈리아를 떠난 지 5년이 되었는데도 벗어나기가 힘들다.
 
퇴근하고 스키복 쇼핑을 했다. 예쁜 스키복이 많았지만 중급자 이상이 되면 더 장만하기로 다짐하고 필요한 것만 사서 나왔다. 훠궈, 마라탕 생각이 계속 나서 결국 양궈푸 마라탕에 갔다. 그런데 맛도 예전만 못한데다 혼잡하고 위생이 별로인 느낌이라 웬만하면 이제 집에서 해 먹어야겠다.

 또 실을 사버렸다. 아직 베를린 스카프도 뜨고 있고 뜨다만게 잔뜩 쌓여있는데 모비 스웨터에 딱인 실을 찾아서 그만… 집에 오자마자 스와치를 떴는데 가볍고 폭닥한 것이 너무 좋았다. 이번엔 꼭 끝까지 떠야지. 마지막으로 옷 뜬 게 작년이다.


2025.01.29.

한국은 역대급 연휴를 맞이 했지만 헝가리 공휴일을 따르는 나는 계속 일하는 중. 그래도 설날을 맞이해 점심은 떡국과 갈비찜, 잡채를 먹었다. 엄마표 잡채랑 갈비찜, 떡국이 부쩍 생각났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뜨개에 푹 빠졌다. 세 시간을 정신없이 뜨개만 했더니 뒤판 요크 반쯤 완료! 이 참에 더 쭉쭉 뜨고 싶었지만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는 관계로 멈췄다. 어디 갇혀서 뜨개만 하면 얼마나 좋게.


2025.01.30

 

점심 메뉴가 라자냐라고 하는 순간 다들 눈이 빛났다.🤩 엄청 인기가 좋은 메뉴라 평소 점심시간보다 10분 일찍 출발 했는데도 줄이 엄청났다. 처음엔 라자냐가 안 보여서 벌써 다 나간 줄 알고 시무룩해있는데 우리 차례에 가까워질 때 라자냐가 다시 등장했다. 우리 순서까지 남아 있을까 전전긍긍하는데 예전에 샤넬에서 일할 때 원하는 가방이 자기 차례까지 남아 있을까 발을 동동 구르던 손님이 떠올랐다. 샤넬백이 아닌 회사 비스트로에서 라자냐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는 나...😅
 
요즘 꼭 봄처럼 날씨가 따뜻하다. 하지만 아직 추위가 완전히 물러가기엔 이르니 곧 다시 추워 질 것 같다.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캣카페에 갔다. 평일 늦은 시간에 가서 그런지 한적해서 좋았다. 나중엔 고양이들도 주변에서 장난치고 돌아다니고 너무 귀여웠음. 고양이 한 마리가 쓱 오더니 내 코트에 자리를 잡음…. 선택받았어..😭 너 누나랑 집에 가자👀❤


2025.01.31

 

새해를 맞이한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출근 전 운동을 갔는데 일어나자마자 하는 운동이 퇴근하고 하는 것보다 힘들다. 이 날 대체 뭐 했지... 퇴근하고 남편이랑 놀았던 것 같음... 기억 삭제.


2025.02.01

집 근처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커피만 한 잔하고 간다는 게 앉아서 꼬박 한 시간을 뜨개 했다. 

남편이랑 또 브런치 집 도장깨기! 생각 없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던 하루... 요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아서 의식하고 좀 줄여야겠다고 생각 중.

 

오후부터 밤까지 저녁 해먹는 시간 빼고는 중증외상센터 정주행 하면서 내리 뜨개만 했다. 얼마나 재밌는지 어깨는 물론 손가락이 다 저릴 때까지 멈출 수 없었다.... 평소에 남편 운동 가면 혼자 있는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는데 오래간만에 후딱 지나간 느낌. 남편한테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왔어...? 하니까 남편이 나 2시간 반 전에 나갔는데...?.... 재미난 뜨개 + 재미난 넷플 시리즈=시간 삭제... 내 손가락 관절도 삭제.... 사진은 없지만 곧 있으면 앞판 뒤판 합칠 것 같아서 설레는 중.


2025.02.02

늦잠 자고 아침 먹고 장보고 점심 먹고 집안일 좀 했더니 저녁. 친구들 만나서 저녁먹고 차 한잔 했다. 나 요즘 부쩍 친구가 많은 거 같은데...? 게다가 끊어졌다고 생각한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먼저 연락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안지 오래된 친구일수록 기억과 인상이 그때에 머물러 있어 서로의 인생이 더더욱 신기하고 재밌다. 예를 들면 십 년 전 헝가리에서 공부하던 친구는 고향에 가서 살고 헝가리가 어떤 나라인지도 몰랐던 나는 헝가리에 와서 살고. 기억 속엔 처음 만났던 학생 모습인데 이젠 모두 선택의 여지없이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 어쩜 시간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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