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2주 간의 휴가를 마치고 헝가리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 2주간 정말 많은 일이 있어서,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특히나 발리는) 일어나 정신 없이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갔다. 공항으로 미리 보내 놓은 짐을 찾고 체크인을 했다. 출국장으로 나서기 전 하루도 안되는 시간을 딸과 보내기 위해 온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했다. 지방에서 나고 자란 나는 어릴 적부터 인천 공항에 로망 같은 게 있었다. 중학생 때 중국 가족여행을 갈 때, 지방 공항으로 가도 될 걸 내가 우겨서 인천으로 갔음...ㅋㅋㅋ 그땐 사춘기였는지 진짜 고집불통 시절....ㅋㅋㅋ 그땐 살면서 인천공항 갈 일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자주 오가게 될 줄이야.
엄마와 인사하고 돌아서 들어가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처음 해외 생활을 시작할 때 비해 엄마가 마음이 약해지고 감정 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야 말로 갈수록 눈물이 더 많아진다. 그래도 함께 오가는 남편이 있어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더 슬프달까. 결혼까지 했으니 오랜 시간, 아마도 평생 이렇게 살 것 같이 느껴져서 그런 가보다. 이번엔 한국에서 역대급으로 짧게 있었지만, 여전히 느끼는 바가 있었다. 엄마의 무한한 사랑... 가족을 위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우리 엄마😭 보고 싶다.
눈물 닦고 출국장 들어와서 드디어 다이슨을 찾고...❤️ 라운지 가서 아침 먹고 비행기를 타러 갔다. 유럽가는 노선 점심 비행기면 왼쪽에 앉지 마세요.... 해가 지지 않아서 더워 죽는 줄... 두번이나 온도 조절 해달라고 해서 나아지긴 했는데 더위를 덜 타는 나도 계속 답답하고 반팔 입고 싶었다. 그 외로 역대급으로 발과 다리가 부어서 잠도 깊게 못잤다. 영화 보다 졸고, 영화 보다 졸고 괴로워 하며 겨우 헝가리 도착. 처음으로 세관 검사에 걸렸는데 세관 검사원의 기대(?)와 달리 음식 밖에 없어서 무사 통과. 고가품이나 돈, 주류, 담배가 문제가 되는 듯. 집에와서 짐 정리하고 씻고 기절했다.
2025.11.04.

복귀 첫날. 3년 째 비슷한 시기에 항상 한국을 오가고 있는데, 한국을 갔다오면 서머타임이 끝나 단기간에 계절이 확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아직 그래도 푸릇했던 나무들이 낙엽이져 앙상하고 해도 훨씬 짧아졌다. 4시 반이면 어둑해지는 거 실화냐.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았는지(그럴만도...) 저녁도 제대로 안먹고 잠들었다.
휴가 중 드디어 입주할 집에 진척이 생겼다. 하지만 헝가리를 얕봐선 안된다. 큰 산을 넘었을 뿐 아직 남은 과정이 산더미. 다행이라면 주방 시공을 곧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헝가리에서는 시공사로부터 신축을 사더라도 주방을 해주는 경우는 없다. 주방 업체를 직접 알아보고 해야한다는 말. 미리 여름에 디자인이며 견적을 받아놔서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고 한다. 어이 없는 게 주방 시공 예상 기간이 8주다. 한국에서 8주면 원룸 건물 하나를 짓고도 남을 것 같다. 올 해 입주는 역시나 그른 것 같다.
2025.11.05.


웬일로 일찍 일어나 아침으로 떡을 먹었다. 콩찰떡 먹고싶다는 소리에 떡을 한박스 맞춘...엄마와 외할머니....어릴 때 할머니가 콩찰떡 만들 때 옆에서 콩은 싫고 떡은 좋아서 떡만 골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젠 구워 먹는 걸 제일 좋아한다. 구우면 콩도 고소하고 맛있음. 무거워서 많이 들고오진 못했지만 친구들과 나눠먹어야지.
낙엽이 떨어지다 못해 수북히 쌓였다. 내가 싫어하는 겨울이 온다.
주방 시공 업체에 선금을 지불했다. 올 해는 큰 돈들이 정말 우습게 나간다. 매 달 큰 돈 나갈 일이 있다. 버는 속도가 쓰는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저녁엔 장보고 운동하러 갔다. 헝가리 돌아오면 아플 줄 알았는데 아프지도 않고 시차적응도 문제 없는 거 같아 운동도 괜찮을 줄 알았는데 헬스장에서 하마터면 잠들 뻔 했다. 원래 어디서든 잘 졸고 잘 자는 편이지만 헬스장에서 그런 건 처음이라 후딱 집에 갔다.
이제 결혼 프로젝트를 마치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집을 제외한(하지만 가장 중요한) 모든 계획들이 드디어 끝난 것에 후련한 게 그저께인데 벌써 어딜 가고 싶다. 이것도 병이다. 자려고 누워서 남편에게 "나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가고 싶어...", "바르샤-바-"를 속삭이며 잠에 들었다.
2025.11.06.

드디어 주방 시공을 해줄 목수와 미팅이 있어 남편과 일찍 나왔다. 부지런하게 같이 커피 한잔하고 남편은 미팅가고 나는 출근. 작년 12월부터 집을 보기 시작해서 1월에 이 집을 골랐고, 당시에 공사 마감 단계라 10월 한국 가기 전에는 다 끝나고 이사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0월은 무슨... 내년 초에나 들어가면 다행이다. 아직 대출도 마무리가 안됐고, 주방 시공, 인테리어 등등 할게 산더미다. 헝가리 일처리 속도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2025.11.07.


즉흥적으로 친구들 모임에 껴서 훠궈 ❤️ 어러니딸 갔는데 훠궈, 꽃빵 연유 튀김(?), 양꼬치, 꿔바로우까지 너무 잘먹었다. 아 훠궈 또 먹고 싶다...부다페스트에 맛있는 중식당이 너무 많다. 나한테는 왕푸=어러니딸이었는데 이번에 다른 메뉴들로 어러니딸>>>>왕푸됨!!! 또 가고 싶다!!
2025.11.08.

오랜만에 정기모임. 바쁘다 바빠. 근데 진심 총체적 난국이었다. 니맘 내맘 같지 않다지만 이건 뭐.... 모임까지 하고 나니 연말 느낌이 점점 난다. 벌시로 연말이라니~
2025.11.09.


운동을 게을리한다는 남편 성화에... 아침에 필테갔다가 헬스장까지 갔다가...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또 한번 나가고 나니 에너지가 생겨 남편이랑 브런치. 간단히 장도 보러 갔는데 생강이 이렇게 자라는구나. 여기 사람들도 신기해서 사진찍더라.
시내는 크리스마스 준비로 한창이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 시작하면 남편과의 첫만남을 기념할 때가 온다는 뜻이다. 남편이랑 함께한지 곧 4년. 그저 시간을 흘려 보내다 보니 4년이 된 것이 아니라 정말 많은 일들을 함께 했고 행복한 추억이 가득하다. 또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함께 해나갈지! 너무 행복한 티 안내려고 하는데 여긴 내 일기장이니까...! 행복하다고오!
집에 와서 오랜만에 찜닭 해먹고 덱스터를 보며 주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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