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4.
일찍 나와서 회사 근처 카페에서 아침을 먹었다. 끊을 수 있을 듯 끊을 수 없는 커피+크로아상 아침. 몸에 안좋은 걸 알지만 또 진짜 맛있다. 퇴근 길에 마트에 들렀는데 벌써 아스파라거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봄이 오긴 오나보다. 한단에 거의 만원돈이나 해서 사진 않았지만... 가격이 좀 더 내리면 사야지.
내가 진짜 유럽에 '산다'고 느낄 때가 제철 채소, 과일로 계절을 느낄 때다. 식당마다 거의 메뉴가 고정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시즌 메뉴를 즐기는 것도 한가지 묘미. 마트에 아스파라거스가 있다는 것은 곧 식당에서도 아스파라거스 스프를 찾아볼 수 있다는 뜻. 내가 좋아하는 계절 식재료는 봄이면 아스파라거스, 늦여름에는 무화과, 가을에는 버섯, 호박 정도. 지금 생각나는 건 이정도다.
아스파라거스를 보며 봄을 느끼고 집에 와서 만든 것은 안동찜닭.(?) 한국에서 쟁여온 찜닭 소스로 뚝딱 만들었다. 재료 다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 적당히 맛이 들 동안 집안일을 했다.
2025.02.25.
주소카드가 안온다... 너무 스트레스다. 헝가리에서 영주권에 준하는 장기체류증 획득에 성공하면 QR 따위가 아닌 헝가리인과 같은 주.소.카.드가 나오는데 이걸로 생각보다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다. 원래 프로세스는 이민국에서 장기체류증 발급/관련 데이터 시스템 업데이트 > 관할 주민센터에서 시스템 확인 후 주소카드 발급 > 등록된 주소지로 우편 송달이라 주소카드 발급 대상자인 나는 그냥 기다리면 손에 주소카드가 쥐어지는 시스템이란 말임!!! 근데 지금 장기체류증 발급으로 부터는 두달 반이 지나도록 안나오고 있다. 주민센터도 몇번 가봤지만 대체 뭘 ㅎ ㅏ고 있는 건지? 그냥 색종이에 내 정보 기입하고 코팅하는 게 다면서...! 곧 주민센터 재 방문 예정...
저녁에 퇴근하고 마사지 받으러 갔는데 역대급으로 좋았다... 요즘 계속 전신만 받다가 45분 넥 앤 숄더 마사지를 받았는데 말이 넥 앤 숄더지 상체 전반으로 해주시는데 승모 아픈 게 많이 나아짐. 매일 받으러 가고 싶다.
2025.02.26.
곧 친구 결혼식 참석으로 런던에 가게 되었다. 런던을 떠나온 후 유럽에 계속 체류하며 매년 런던을 가리라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난 7년동안 세번 밖에 가지 못했다. 막상 가려고 들면 비행기는 싸지만 숙소가 진짜 ....살벌하게 비쌈ㅋㅋㅋ 하지만 결혼식은 가야하쥬? 게다가 친한 고등학교 친구가 또 그때 신혼여행으로 런던을 온다고. 이거 가라는 계시잖아. 3년만에 가는 건데 이 정도 쓸 수 있잖아(?) 여튼 3박 4일 일정에 결혼식 참석, 친구 가이드에... 아주 바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아 런던 가는 날만 손에 꼽고 있다.
오랜만에 런던에 있는 친구들도 만나야겠다 싶어 용기 내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했는데.... 다들 런던을 떠났거나 잠시 떠나 있거나... 하긴 7년이란 세월이 지난데다 나도 런던을 떠나 왔으니. 몇년 간 연락이 끊겼지만 종종 생각나는 친구에게도 연락을 해볼지 고민이다. 아니면 유랑에서 동행이라도 구해야 할까...? 오랜만의 혼여라 설레지만 저녁만은 혼자 먹고 싶지 않은(?) 이상한 심리가 발동됐다. 나 가고 싶은 타이 맛집 2명 예약해놨는데. 3월 말에 저랑 런던에서 타이 푸드 먹으러 갈 사람 구합니다(?)
2025.02.27.
매일이 너무 단조롭다. 불안정한 삶을 살 때 그렇게 원했던 안정적인 삶인데 막상 안정적이면 불안정에서 오는 변화무쌍함이 그림고 불안정하면 안정에서 오는 느낌이 참 변덕이 엄청나구나...
2025.02.28.
출근 전 운동을 했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은 유럽인이 생각하는 '오리엔탈'의 총 집합체 같은 느낌이다. 내 눈엔 중국, 동남아, 일본 등등 그냥 짬뽕... 총체적 난국인데 그 중엔 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군인 사진 같은 빻은 인테리어 소품도 있어서 내가 없애 달라고 장문의 메일을 썼으나 씹혔다... 수요일에 한 하체 운동이 제대로 효과를 보면서 하반신이 고통 뒤덮혀 있어 어쩔 수 없이 상체를 했다. 다음 날이면 전신이 고통에 물들 것이다 하하.
아무리 기다려도 주소카드가 오지 않아 남편과 함께 다시 주민센터 출동. 결혼하며 남편이 뒤늦게 주소를 옮겼는데 그 때 뭔가 시스템에서 문제가 생긴 듯했다. 왜인지 이민국에서 답변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에이전시도 쪼고 집주인에게도 연락을 했다. 빨리 해결하고 싶다….
저녁엔 남편과 외식을 했다. 3-4코스 정도 먹으면 2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그 동안 남편이랑 이야기 하는 게 좋다. 거의 나는 떠들고 남편은 듣는 포지션이지만...ㅋㅋㅋ
2025.03.01.
벌써 3월 이라니! 오전에 남편이랑 볼일 보고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브런치 집인 메론에서 밥먹고 오후엔 남편 예복 보러 다녔다.
주책이지만 솔직히 다 잘 어울려서 못고르겠어요. 역시 남자는 수트…! 하지만 아직 딱 이거다! 하는 게 없어서 고민 중.
예복 찾으러 다니느라 오랜만에 시내도 가고 강변 산책도 했다. 요즘 하늘도 너무 맑고 낮에는 따뜻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저녁엔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파스타도 해먹고 톡식타운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봤다. 실화에 기반을 둔 내용인데, 부패와 탐욕으로 인해 위험 물질이 유출되며 잉글랜드 코비라는 지역에 동시기 장애아 출산이 높아져 엄마들이 싸우는 이야기. 요즘 우연인지 모성이 드러나는 시리즈를 많이 보는 듯.
2025.03.02.
오전에 남편 예복보고 또 브런치... 브런치 중독이다. 남편은 초밥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처음 만났을 땐 초밥 한번 안먹어 본 사람이 초밥을 주기적으로 찾는다. 지난 번 재료가 소진되어 못먹었던 팬케익을 먹었는데, 와.... 드디어 마음에 드는 팬케이크를 찾았다! 누텔라며 생크림이며 슈거파우더며 과하게 뿌려 대는 걸 싫어하는데, 여긴 메이플 시럽에 연유가.... 연유가 진짜 신의 한수... 잘 배워 갑니다.
연유.........이렇게 당충전을 하고서 집에와서 한 것.
딸기 케이크 만들기... 한국에서 요맘 때 많이 먹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 있잖아요..? 그거 한국식 케이크 인거 아세요...? 저도 나와서 살기 전엔 몰랐답니다.... ㅠㅠ 폭신한 제누아즈에 무겁지 않은 생크림, 새콤달콤한 딸기가 들어간 딸기 생크림 케이크가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헝가리엔 도통 파는 곳이 없는 거다.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딸기만 2만원 주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뭐지 이 지옥에서 온 딸케 비주얼은. 베이킹이란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음.
모양은 이래도 맛있으면 되는데 맛도 없었다. 제누아즈 대실패! 런던에 파바 있다는데 거길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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