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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라이프/부다페스트 일상

주간 일기 : 부활절 연휴 그리고 헝가리 선거

by _oneday_ 2026.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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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6

황금 같은 부활절 연휴. 부활절 연휴는 항상 주말이 낄 수 밖에 없으니 짧아서 아쉽다. 아침에는 볼 일보고 날씨가 좀 흐려서 잠깐 집에와서 쉬다가 늦은 점심 먹으러 나갔다. 남편이 가고 싶어했던 퓨전 일식당 TOKIO에 갔는데 아니 왜케 비쌈. 내가 사준다고 큰소리 쳤다가 잔고 탈탈 털렸네 그려. 커피까지 맛나게 먹고 걸어서 부다성에 가기로 했다. 우중충 했던 아침과 달리 맑은 하늘.

부다성을 찾은 이유! 부다 성에서 어부의 요새 가는 길 뒤쪽으로 가면 겹벚꽃 길이 있다. 매년 4월 초 -중순 경에 만개하는데 이번엔 어쩜 부활절 연휴에 딱 맞아서 데이트 겸 다녀왔다. 남편은 매년 같은 풍경인데 왜 매년 와야 하냐고 하지만은... 그래도 같이 와 줌.마뭇 쇼핑몰 근처 공원에도 벚꽃이 예쁘게 피는 곳이 있다고 들었는데 거긴 놓쳤다. 내년에는 꼭...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석양이 지는 시간에 가서 햇살도 받고 너무 좋았다. 집에 가는 길엔 핑크빛 하늘도 보고. 감기 기운이 가시질 않아서 씻고 쉬었다. 요즘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다.


2026.04.07.

연휴 시작이 어제 같았는데 어느새 연휴가 끝나고 다시 출근. 열심히 일하고 얼른 집에 갔다. 남편이 또 폴란드로 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저녁 버스를 타기로 해서 오랜만에 배웅을 나갔다. 남편을 보내고 집에 가는데 왜인지 M1이 운행을 안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미국 부통령 방문 때문인가. 집에 가서 케밥 시켜먹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일찍 잠에 들었다.


2026.04.08.


마라탕 중독이 심각하다. 계속 마라탕 앓이를 하고 있었는데 화요일은 마라탕 집이 휴무라 못 먹고... 일 끝나고 마라탕 먹으러 돌진했다. 라지 사이즈 또 완뚝. 너무 맛있다.


2026.04.09.


월요일이 공휴일이라 4일만 일하니 확실히 시간이 빨리간다. 주 4일 도입하자! 직장에서 유독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왜 대체 한번에 말을 못알아 먹는 거니! 열받게~!

퇴근하고 장을 봤다. 매번 딱 필요한 것만 사야지 하는데 계획해서 장보는 건 아마 영원히 안될 듯. 남편은 웬만하면 장보러 가기 전에 살것이 정해져 있고, 그게 없으면 대체재를 찾는 식이다. 나는 가서 보고 괜찮은 거 있으면 생각해서 사는 편이고... 저녁 거리로 뭘할까 고민하다가 돼지 등갈비를 잔뜩 샀다. 거진 2키로를 사다가 등갈비찜을 했다. 명이도 있길래 명이 장아찌도 담궜다. 집에 있는 통 크기 생각을 안하고 명이 나물을 너무 많이 사서 지금 처치 곤란... 한번에는 다 못할 거 같고 두세번 나눠서 담궈야 할 지경이다.

열심히 밥하고 집안일 하다보니 남편이 왔다. 비행기 최고! 등갈비찜은 무, 고구마, 당근도 잔뜩 넣어 냄비 한가득 했는데 남편이 두그릇 뚝딱하니 또 얼마 안 남았다. 정말 무서운 양과 속도로 먹어 치우는 남편. 그래도 혼자 살면 이런 거 잘 해먹지도 않고 많이 하면 처치 곤란인데.(이런 건 많이 해야 또 맛이 나기도 하니까!) 남편 덕에 잘 먹었다.


2026.04.10.

 

직장에서 너무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가끔 정말 도망치고 싶다. (순전히 일 때문에!)

전날 등갈비를 그렇게 했는데 주말동안 먹을게 부족하다고 남편이랑 퇴근 후 장보러 갔다. 또 식재료를 잔뜩 사고 커피 한 잔하고 집에 왔다. 너무 피곤해서 집에가서 저녁도 안먹고 잤다. 감기 기운이 안 떨어진다.


2026.04.11.

아침에 필라테스 갔다가 카페에서 혼자 아침. 오랜만에 아메리카노를 마셔봤다. 괜찮았다. 

집에 가서 좀 쉬다가 오후 내내 요리하느라 바빴다. 오랜만에 라구 소스를 만들었다. 다짐육만 거진 1.5키로를 썼다. 자취 경력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칼질이 서툴러 재료 다지느라 손목이 너무 아팠다. 

하는 김에 당근도 열심히 다져서 당근 머핀을 또 만들었다. 역시나 우유, 계란이 없는 비건. 당근 머핀도 라구 소스로 만든 볼로네제 파스타도 내가 했지만 너무 맛있었다.


2026.04.12.

아침에 운동 갔다가 오랜만에 마사지를 받았다. 내가 가는 곳 마사지 압이 엄청나서 가끔 이게 내가 릴렉스 하러 온 건가 얻어 맞으러 온건가 싶지만... 그나저나 마사지도 금액이 많이 올라서 부담된다. 

 

오후에는 남편 투표하는데 따라갔다. 줄이 길까봐 걱정하더니 금방하고 나옴. 남편이랑 드디어 더 강남에 가서 밥을 먹었다. 남편이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고 했다! 내가 집에서 종종 끓이는데 몇번 맛보더니 된장찌개 맛에 눈을 떴나봄! 된장찌개에 자꾸 불고기 덮밥이나 치킨을 시키려고 하길래 그건 사이드가 아닌데 싶었지만 먹고 싶음 먹어야지..하고 시켰다. 남편이 된장찌개는 그냥 스타터 수프 느낌으로 나오는 줄 알았다고.... 나는 뼈해장국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치킨은 반 이상이 남아서 집에 가져가기로 했다.

 

밥먹고 카페에 갔는데 남편 친구가 합류했다. 매일이 비슷 비슷한 안정된 삶을 사는 우리와 달리 사건 사고가 많은 친구라 만나면 재미있다. 국회의사당에 선거 관련 테크노 파티가 있다고 해서 같이 가봤는데 진짜 하드한 테크노였다. 너무 재밌었다.

하지만 우린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어른이기 때문에 일찍 집에 와서 개표 방송을 봤다. 결과는 야당이었던 티서당의 압승! 16년 만에 헝가리 정권이 바뀐다. 남편이 많이 들떴던데 이 변화가 헝가리를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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