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헝가리 라이프/부다페스트 일상

주간 일기 : 힘들다 힘들어 인간관계

by _oneday_ 2025. 8. 12.
반응형

2025.08.04.

자꾸 어딘가 삐걱 거리는 느낌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 생활, 인간관계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사회화는 커녕 퇴화 되고 있다. 중간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자꾸 한쪽으로 치우친다. 너무 진심을 다해 사람을 대하면 결국 지쳐서 어느정도 거리를 두려고 하면 금세 삐걱거린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너무 튀는 것 같다. 꼭 흰 바둑돌 사이 혼자 검은돌이 된 느낌. 


퇴근하고 남편이랑 볼일 보고 저녁을 먹으며 낮에 한 생각을 나누었는데, 남편의 말들이 큰 힘이 되었다. 집에 와서 자니(잘잔다...) 남편이 갈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야속하다. 이번주도 빨리 보내고 남편보러 가야지.


2025.08.05.

고국 방문을 마친 미국인 클라스 메이트가 돌아왔다. 헝가리어를 꽤 친구인데, 자리를 비운 한달동안 열심히 해서 따라 잡으려 했는데 택도 없었다. 미국 과자를 사와서 나눠주었는데, 라이스 크리스피..? 저건 꼭 쌀강정 같아서 놀랐다.


헝가리어는 여전히 난제다. 괜히 높은 반에 들어가서(그렇다고 들어갈 반도 없었지만.) 맨날 민폐 끼치는 기분도 들고 민망해서 열이 확 오르기도 한다. 따로 공부를 해도 따라가기가 벅찬 것 같고 다른 수강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다른 강의를 알아볼까 했지만... 아예 못 따라가는 건 또 아니고 선생님도 수강생들도 좋아서 계속 고민이 된다.

요즘 한국어도 안되고 영어도 원래 잘하지 못했는데 더더욱 안되는 것 같고... 다들 해외에 오래살면 0개국어가 된다고 농담하지만 이제 나에겐 농담이 아니게 되었다...
평소에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영어지만 주로 하는 말이나 표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저 현상 유지 중인 것에 감지덕지 하는 중. 한국어가 정말 심각하다. 하루종일 한국어를 하는 때라고는 아침에 엄마랑 하는 2-30분 전화 한국어 뿐. 그것도 꽤나 캐주얼한 1:1대화다 보니 종종 회사에서 한국어로 말을 길게 해야 하거나, 다수 앞에서 말을 하게 될 때 고장나버리고 만다. 
이런 생각을 하며 수업 후 혼자 열심히 산책을 했다. 해가 길어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슬슬 해가 짧아지고 있는 8월. 관광객처럼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기념품점도 기웃 거리다가 집에 왔다. 


2025.08.06. 

퇴근 후 자유의 다리 위에 앉아 친구들과 피맥을 했다. 최근 자유의 다리를 자주 지나다니며 그 위에 앉아 노을을 보는 게 낭만적이라 생각했는데 친구가 잊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데려와 준... 작년에 다른 친구와는 야경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때 생각도 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춥긴했지만...ㅋㅋ 좋았다. 피자는 너무 빨리 사는 바람에 식어 버렸지만 맛있었다. 마누 피자,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맛이야.
다리에 앉아 잔뜩 수다를 떨고, 2차로 카페에 가서 더 이야기를 했다. 아직 (아마도) 인생의 반도 안 산 조무래기지만, 30년을 넘게 살아보니 인생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20대에는 더 단호하게 내 가치관과 생각을 말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살아보니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내 가치관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니까... 현재로서는 그냥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생각이다.  



2025.08.07.
 

내 주위 몇몇 사람들은 나에게 해결책이 아니라 감정적 반응을 원한다. 난 종종 감정적 지능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Gemini에 의하면

 

------------------  Gemini 인용 ------------------

 

감정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EQ)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감정 지능이 높은 사람은 대인 관계가 원만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능하며, 목표 달성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정 지능의 주요 구성 요소:
자기 인식: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감정 관리: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사회적 인식: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관계 관리: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가는 능력입니다. 

------------------  Gemini 인용 끝 ------------------

 

내 감정 조절, 표현도 안되고 타인의 감정은 이해하고 공감하기 싫으며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는 커녕 그냥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거 같아요... 요즘엔 감정지능이 높다기 보다 HSP 성향이 강한 게 아닐까 싶다. 그냥 예민하기만 한거지...


머릿속을 떡볶이가 지배해서 집에 가자마자 라볶이 해먹고 운동하러 갔다. 운동하면서 몇 십분 전 먹은 떡볶이를 후회하면서 열심히 했다. 피티도 안하고 운동도 자주 못가니까 갈 때 빡세게 해야한다!
필라테스 선생님이 나를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빅토리아... 저는 한평생 제 이름으로 살아 왔는데요.... 빅토리아는 대체 어디서 나온 이름이신지... 뭔가 고쳐줄 타이밍을 놓쳐서 그냥 그 시간 만은 빅토리아로 살아볼까 한다...될대로 되라다...


 
2025.08.08.

이것 알디에서 샀는데 괜찮다.
동결 건조 서양 부추(차이브)인데 토스트에 솔솔 뿌려먹으면 풍미 굿! 요즘 아침으로 감자빵에 크림치즈나 아보카도 발라서 차이브 뿌린 오픈 토스트를 간단하게 먹는다. 뇸뇸. 알디 감자빵 맛있어.

크라쿠프 가기로 했는데 버스가 역대급으로 늦어져서 마라탕 먹으러 갔다(?) 직접 해먹으려고 한참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즘 배추도 안보이고 재료 구하러 다닐 시간이 없어서 못먹고 있었는데 못 참고 결국… 양궈푸 갔는데 위생 좀 개선한 듯. 옥수수면이 너무 퍼져서 좀 슬펐지만 맛있게 먹었다. 폭주해서 엄청 담고 양에 놀랐는데 6시간 버스 타려면 이정도는 먹어줘야 한다.

노을과 끊임 없는 밤을 지나 크라쿠프 도착. 장거리 버스는 뒷자리가 빈 것보다 옆자리 빈 게 더 중요한 거 같다. 둘 다 비면 더 좋고. 옆자리 비면 옆으로 반쯤 눕기도 하고 여튼 더 나음.


2025.08.09.

오랜만에 크라쿠프에서 브런치. 먹어보고 싶었던 Moja 타코팬케이크도 먹어보고. 먹는 걸 좋아하지만 소화가 잘 안되다보니 먹고 걷는 걸 좋아한다. 오랜만에 시내 광장으로 걸었는데 한창 행사 중이었다.

 

수제품을 많이 팔았는데 폴란드 도자기 부스에서 정신이 나가버림. 겨우 정신 붙잡고 정말 사고 싶은 거만 샀다. 근데 이 브랜드 매장이 크라쿠프에 있더라고… 다음에 가봐야지…

 

태팅 레이스도 있었다. 초보지만 한 때 푹빠졌었는데. 요즘 수공예할 마음적 여유가 없다. 다시 좀 해야지.

이날 시내에 있던 행사는 국제 민속 문화 축제 같은 거였는데 헝가리 민속 춤 그룹 공연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헝가리 공연은 놓쳤지만… 에스토니아 공연 잠시 관람. 아 근데 어느 나라에 가든 무대 앞에서 흥이 난 할아버지는 국룰인가봄ㅋㅋㅋ 신나서 춤추고 사람들도 다들 즐거워 했다.

남편이랑 장보러 갔는데 리들에 불닭볶음면이 엄청 많아서 놀람. 근데 저 빨간 불닭은 핵불닭인데 대체 누가 먹을까. 일반불닭도 매운데. 그리고 이상한 한국 제품 흉내 내보려는 컵라면… 할거면 제대로라도 해라.
고등어가 실해서 고등어 조림이 생각났는데 폴란드에 재료가 없다. 다음엔 사서 구이라도 해먹어야지.

운동하러 갔는데 크라쿠프에 괜찮은 헬스장이 없다… 여긴 그래도 좀 커서 갔는데 유산소 기구만 잔뜩이고 웨이트 기구가 부실했다.

운동 열심히 하고 집 와서 파스타로 리셋… 어차피 먹으려고 운동하는 거 잖아용. 제철 가지 잔뜩 넣고 만든 토마토 소스 존 맛!


2025.08.10.

남편이랑 야외 자연 풀장에 다녀왔다. 호수 위에 풀장을 만들어 호수 물이 넘나 들고 종종 물고기도 있고. 호수 수생물도 조금 들어 있는 자연 친화적 풀장. 물이 날씨에 비해 차가워 물에는 오래 못 있고 따뜻한 햇빛 아래 책을 읽었다. 여름에 바닷가, 수영장에서 책읽는 게 그렇게 좋은데 올 여름 바다를 안가서 책을 많이 안 읽은 듯...하하...

 

집에서도 풀장에서도 푹 쉬는 하루를 보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