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1
남편 본가에서 맞이하는 부활절 월요일. 남편은 물론 시누이도 늦게 일어나는 편이라 예전엔 혼자 1층으로 내려가는 게 부담스러워 배고파도 참거나 남편을 깨워서 끌고 내려 갔는데 이젠 혼자라도 내려간다. 명절에만 먹는 컬라치 빵에 버터 발라 아침을 먹고 점심 식사 준비를 도왔다. 사실 다 시아버지 작품이고 나는 감자만 썰었다는… 사진 못 찍은 음식들도 내다 내려 갔을 때 이미 시아버지가 다 만들어 놓으신 상태였다.
거의 백세를 앞둔 할머니가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하고 남편은 피아노를 치고 나는 할머니와 더듬더듬 이야기를 하고 졸았다. 거의 명절마다 반복되는 풍경. 연세가 연세인지라 오래는 못 계시고 일찍 가시고 시누이랑 옛날 DVD를 봤다. 남편 본가에는 디즈니며 드림웍스며 어릴적 인기 있었던 애니메이션이나 어린이 영화 비디오테이프와 DVD컬렉션이 있어 볼 때마다 부러웠다. 왜냐면 난 라이온킹이랑 타잔, 매트와 매트만 주구 장창 봤기 때문에 ㅋㅋㅋ 이번엔 내가 인생 처음 영화관에서 본 영화 이집트 왕자를 봤다. 우연히 골랐는데 유대교~부활절 연관이 되면서 재밌는 탐구의 시간을 가졌다. 본가 갈 때마다 하나씩 봐야지.
남은 시간 잘 쉬다가 부다페스트로 돌아왔다.
2025.04.22
어학원 가는 날까지 공휴일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헝가리어 학원을 일주일에 한번만 가기로 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일주일에 한번도 눈깜짝하면 돌아온다. 이미 실력이 모자란 상태에서 시작을 해서 예복습도 열심히 하고 예전보다 말도 많이 하려고 하지만, 종종 다른 학생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학원 가기 전에 11구 번화가를 걸었는데 너무 좋았다. 살고 싶은 동네라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2025.04.23
남편이 당분간 헝가리에서 지내고 있어 마치 주말부부 이전으로 돌아간 생활을 하고 있다. 특별한 걸 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만 봐도 좋은데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게 너무 아쉽다.
2025.04.24
일 마치고 남편이랑 호록 커피 데이트 하고 오랜만에 네일을 받았다. 남편이 내 손톱 충분히 예쁜데 왜 항상 뭘 칠해야 하냐고… 손톱 약해져서 마지막으로 네일 한 게 6개월 전인데...😳 여하튼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고 예쁘게 돼서 기분 좋았다.
남편이 와 있어도 내가 일하느냐 일 끝나고는 운동에 수업에 평일엔 남편이랑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다.
2025.04.25
아침에 헬스장 갔는데 댕댕이 데려온 사람을 봤다. 남편 목격 담으론 가끔 풀어 놓는다는데 그래도 되나...
점심에 동료들이랑 새로 나온 복권을 긁어봤다. 이 복권 재밌는데 당첨은 안됐다...일하자...
2025.04.26
아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남편이랑 볼 일 보고 아침 먹고 오후에는 스튜디오 대신 할 웨딩 스냅 촬영을 했다. 혼신을 다해 셀프로 헤메를 하고 이것 저것 준비하는데 거의 4시간을 할애했다. 남편이 I 중 I인 건 알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야외 스냅 촬영을 힘들어 해서 중간에 도망 안치게 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순간 사진 찍는 게 뭐가 그렇게까지 어렵다고 이거 하나 못해주나? 라는 생각에 욱할 뻔 했지만 나한테나 쉬운 일이지 극극극 내향인인 남편은 죽을 맛이겠구나 생각하니 이해가 됐다. 한 편으로 생각하면 본인이 원해서는 절대 안 할 일을 꾹 참고 순전히 나만을 위해 끝까지 해준 거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서로 이해하며 살아야지. 고맙다고 말해주고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식 치킨을 시켜 먹었다.
2025.04.27
전 날 스냅 사진 여파로 지쳐 늘어지게 자고 산책 겸 마트 갔다가 '너의 모든 것' 마지막 시즌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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