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프레스티지를 타는 날이 왔다.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 온 마일리지 중 상당한 양이 올 해 말에 만료라 싹 끌어 모아 업그레이드를 했다.
유럽 노선 왕복 업글에는 8만 마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다페스트-인천은 이코노미 타고 4만마일을 태워 인천-부다페스트를 업그레이드 했다.
왜냐면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 더 길고 한국 출발이 밥이 맛있을 것 같았고 한국에서 들고올 게 많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는 기본 위탁 수하물이 23키로인데 비지니스(프레스티지)는 32키로에 2개임.
나처럼 편도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면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하면 되겠다.
업그레이드 방법은 일반 이코노미가 아닌 승급이 가능한 조금 더 비싼 이코노미 티켓을 사고 4만 마일도 태워서 업그레이드를 하면된다.
난 비지니스 기본 위탁수하물 32키로 두개에 하나 더 추가 했기 때문에 32키로 3개, 기내 캐리어 하나, 백팩, 핸드백까지 대략 100키로의 짐을 가져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가져간 적은 없어서 물건 사모을 때도 자리/무게 남겠지 싶었는데 개뿔 걍 딱 맞았다.
그래도 캐리어 무게 맞추는 게 제일 스트레스인데 그거 생각 안하고 짐싸니까 너무 행복했음.
대충 꽉찰 때까지 차곡차곡 넣으면 30-32키로.
근데 진짜 무지막지하게 무거워서 카트에 올리는데도 고생했다.
평소에 운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함.
엄마 아빠 남편의 걱정을 뒤로 하고 인천 공항 도착!
공항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C구역에 프레스티지 체크인이 보였다.
여기서도 일등석 프레스티지 밀리언 마일러 등등으로 줄이 나뉨.
줄 선 사람이 없어서 바로 붙였다.
우선 표시랑 따로 요청해서 취급 주의 태그를 달았다.
짐 보내고 나면 종이 티켓이랑 프레스티지 라운지 위치를 알려주신다. 내 게이트는 동편이랑 가깝다고 알려주심.
보안 검색하고 나오니 여기도 위치가 안내되어 있었다.
바로 앞이 서편이라 서편 라운지로 들어갈 뻔 했지만 다시 확인하고 동편으로 갔다.
동편 라운지 올라가는 곳.
표를 보여주고
짐을 보관했다.
위탁 수하물을 그렇게 보내고도 나처럼 휴대 수하물이 많다면 라운지를 즐기는 동안 이렇게 셀프 락커에 보관할 수 있다.
자리 잡고 라운지 둘러보기.
사람이 많긴 했지만 자리는 충분했다.
빵이나 머핀들이 계속 다른 종류로 채워졌다.
흑미밥으로 비빔밥.
못참지.
술은 맥주는 셀프로 마실 수 있고 칵테일은 바에 요청하면 만들어 주신다. 얼그레이 하이볼을 마셨는데 난 역시 위스키는 아니야.
바나나도 먹고.
컵라면 안먹으면 섭하지.
연두부 안먹은 게 아쉽다.
비행기에서도 음식이 많다해서 자제했는데 지금 보니 더 먹을걸 후회됨…
따로 쉬는 공간도 있었다.
수면방인가.
샤워도 있음.
넉넉한 공간에 뛰어나진 않아도 충분한 음식.
그리고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도 얼마나 잘 가던지.
담에는 남편이랑 꼭 와야겠다 싶었다.
진짜 뽕뽑아 줄 거 같음.
게이트 가는 길 CU들러 뚱바 하나 사고.
외국인들한테 편의점 인기가 대단함.
바로 탑승구 가니까 탑승 시작했길래 프레스티지로 바로 들어갔잖아.
프레스티지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최소한의 기다림 같다.
비행기 타면 이것저것 기다리게 되는 시간이 많은데 그런 걸 느낄 새가 없다.
첫 프레스티지이니 종이 탑승권도 챙겼다.
인천공항에서는 타는 곳도 아예 다르 잖아….
저가항공 말고는 이렇게 앞으로 탄적이 처음.
내 자리는 창가 10A 였다.
역시 어매니티도 달랐다.
나름 제대로 된 베개와 줄 이어폰이 아닌 헤드셋, 두툼한 담요.
슬리퍼마저 다르구나.
파우치에는 안대, 핸드크림, 립밤, 빗, 구두주걱(!!!), 칫솔 치약이 들어 있었다.
칫솔 치약마저 퀄리티가 이코노미랑 달라서 놀랐고 구두주걱이라니.
파우치 안에 들어 있진 않았지만 귀마개도 요청 전에 가져다 주셨다.
자리는 여성 평균 나에게(163cm) 아주 차고 넘쳤다.
앞에 물건을 두거나 발을 올릴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나는 이만큼이나 남았다.
나중에 의자를 끝까지 눕히면 저기까지 닿아서 진짜 제.대.로 누워갈 수 있다.
담당 승무원이 와서 인사와 간단한 안내를 해주시고 (얼마나 걸리는지, 사전 요청 식사 확인) 샴페인을 한 잔 주셨다.
앞쪽에 플러그도 있지만 좌석 옆 작은 수납 공간에 헤드셋 꽂는 곳과 usb 포트가 있었다.
옆 자리 사람과 일행이 아니라면 이렇게 칸막이를 올릴 수 있는데 승무원이 올려주셨고 이륙부터 착륙까지 이렇게 가서 너무 편했다.
요건 자리 조절 인데 이착륙 시에는 무조건 초록불이 들어온 기본좌석 상태로 있어야 하고 나중에는 자유 자재로 자리 조절을 할 수 있다. 실수로 한번 칸막이 내릴 뻔 해서 식겁함.
등도 밝기 조절이 가능해서 좋았다.
또한 가지 B787-9기종의 프레스티지가 좋았던 점은, 이 기종의 프레스티지석은 프레스티지 스위트라 해서 자리도 다른 프레스티지에 비해 훨씬 넓고 자리가 바로 옆으로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되어 있어서 마음대로 복도며 화장실이며 오갈 수 있다!
위에 선반에서 뭘 꺼내거나 화장실 갈 일이 많았는데 옆사람 신경 안쓰고 다닐 수 있으니 진짜 편했음.
게다가 기본 창문 두 개 누우면 세개에 누가 서서 보지 않는 이상 내 자리가 안 보여서 가능하면 창가 자리 강력 추천한다.
이륙 준비하는데 발받침대 위아래에 아무것도 두지 말라고 해서 가방을 선반에 올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승무원이 여기 넣으면 된다고 알려줬다....대체 프레스티지는 한 사람에게 제공된 공간이 얼마나 되는 걸까...
게다가 리모컨이 터치다...
내가 모르는 세계가 이렇구나...
드디어 이륙. 12시간 반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륙하고 거의 바로 식사 준비가 시작 된다.
따뜻한 물수건을 나눠주고 테이블 세팅을 해주시는데 나는 미리 테이블을 꺼내고 기다렸다...
꺼내주러 오셨다가 살짝 웃으시고 테이블 보를 깔아주셨다.
와인 한 잔과 토마토, 모짜렐라가 나왔다.
다음은 새우 샐러드와 빵, 렌틸콩 스프가 나왔다.
스프와 빵이 유독 맛있었다.
빵은 토마토랑 호두 빵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토마토 빵에 버터를 발라 먹으니 아주 맛있었다.
호두 빵도 달라고 할걸.
버터도 명품 버터 레스큐어 버터였다.
이 버터 존맛!
메인 동파육이 나왔다.
동파육이랑 스테이크 중에 엄청 고민했는데 스테이크 시킨 사람들이 동파육이 맛있었다는 후기를 봐서 시켰는데
나는 다음에 스테이크가 먹어보고 싶다.
하지만 스테이크를 먹었으면 동파육 안 먹을 걸 후회 했을 것 같아서 후회는 없다.
이때 이미 배가 너무 불렀는데 또 뭐가 나왔다.
각종 치즈와 과일이 나왔다.
소화가 힘들어서 탄산수를 시킨 나.
이코노미에서는 한국 탄산수 주던데 비지니스는 탄산수도 산펠레그리노네.
아 배가 이렇게 불러서 어떻게 더 먹지 했지만 비스킷에 치즈 바르고 잼 얹어 먹으니 술술 들어갔다.
평소에 잘 안먹는 수박 말고는 거의 다 먹은 듯....
근데 뭘 또 준다고 함.
하겐다즈를 봤을 때 거절 할 수 없었다.
하겐다즈 딸기/바닐라 중에 고르거나 치즈케익이 있었다.
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커피를 곁들여 먹었다.
세상에 미스트도 준다....
배터지게 먹고 영화를 봤다.
퓨리오사... 뭔가 액션이 부족했다...
이제 자라고 불을 꺼준다.
밥먹고 나니 2-3시간이 갔다...아쉽다...
자리를 최대한 눕히면 발받침대에 닿게 되면서 누워 잘 수 있다 미쳤다.
왜인지 자리는 이렇게 편한데 잠이 잘 안왔다.
배가 너무 불러서 그런가....
누워서 책 읽다가 앞에 문서들 중에서 메뉴를 찾았다.
와인, 술 리스트. 종류가 생각보다 많았다. 칵테일도 되는군...
이걸 보고 있을 땐 너무 배가 불러서 안시켰는데 술 좀 더 마실걸...
이미 지나갔지만 첫 식사.
커피와 차도 이코노미랑 급이 다르다 ㅠㅠ... Dammann 차라니 한번 마셔보기로 했다.
간식도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두번째 식사는 첫번째보다 적고 가벼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헝가리어로도 되어 있어서 공부할 겸 더듬더듬 읽다가 덮었다.
차를 시켰을 때 공교롭게도 간식시간이라 쿠키와 피자를 주셨다.
쿠키는 사실 너무 기름져서 별로였고 피자도 그냥 도우 두꺼운 냉동피자 맛.
진짜 배가 터질 거 같았다.
곳곳에서 라면 냄새 나던데 다들 위장이 얼마나 큰 건가요? 나도 쫌 먹는데.
결국 소화가 안돼서 탄산수를 마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거 너무 좋다. 163에 보통 체형인 나는 옆으로 돌아 누울 수도 있고!! 그냥 좋아!!
비행기는 흑해 상공 쯤에 접어들고... 두시간 반정도 남았을 때 불이 켜지고 두번째 식사 준비가 시작됐다.
이번엔 거의 병실에 반쯤 누운 사람처럼 기대서 밥을 먹었다.
구아바 주스를 마시고... 이번엔 배운대로 테이블 꺼내주실 때까지 기다렸다.
일단 밑반찬이랑 샐러드를 주셨다.
샐러드 드레싱은 렌치소스랑 레몬소스 중에 고를 수 있었고 렌치 소스를 골랐다.
귤과 자몽이 들어가 상큼한 샐러드였다.
샐러드를 다 먹으면 해물찜과 버섯탕수, 된장국과 밥이 나온다.
버섯탕수와 해물찜은 비주얼이 기대만 못했지만 관자와 새우, 생선살이 들어가고 콩나물과 미나리가 만족스러웠다.
기내식치고 만족스러운 맛이랄까?
연근, 멸치 볶음, 김도 있고 헝가리 땅 다시 밟기 전 마지막 한식 식사라 그저 맛있게 먹은 듯하다.
깔끔하게 비운 거 봐....
후식으로는 과일이 나왔다.
차를 같이 부탁했는데 루이보스 바닐라 차가 정말 맛있었다.
헝가리에 가까워 지기 시작하며 창밖으로 아름다운 석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11월 초 한국 점심 출발, 유럽 저녁 도착이면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
게다가 프레스티지라 창문 두개 반으로 즐기는 석양이란...
남은 시간은 멋진 석양을 보며 보냈다.
빨갛게 물든 부다페스트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다.
~ 프레스티지 최대 장점 ~
이착륙 제외 다리를 쭉 뻗고오니 편하고 다리가 붓지 않는다는 것도 아주 큰 장점이지만 난 우선으로 하기 하는 것과 짐이 빨리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느꼈다.
먼저 내리니 입국 심사도 다른 비행기 도착이 겹치지 않으면 바로 받고, 짐도 우선으로 빼주니 빨리 찾아서 빨리 집에 갈 수 있으니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절약 됨.
랜딩부터 입국심사, 짐찾기까지 20분, 나와서 바로 택시 불러서 집 갔더니 1시간도 안걸린 것.
식사는 솔직히 맛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양이 충분히 식폭행 당하는 느낌임...
제 돈 주고 다시 탈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마일리지 열심히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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