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라이프/부다페스트 일상

주간 일기 : 눈썹 휘날리게 바쁜 요즘

_oneday_ 2025. 5. 1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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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05.


일하고 운동하고... 기억이 나질 앉는다. 


2025.05.06.

남편 예복 중간 피팅 다녀왔다. 완전 잘어울려...기절 ㅇ<-< 이대로 완성만 하면 완벽할 거 같다.

 

헝가리 수업도 빼먹지 않고 다녀왔다. 일주일에 한번 가기로 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같은 반 친구가 주키니 컵케이크를 만들어왔는데 너무 맛있어서 입이 터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점심 대신 남편 예복 구경을 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 집에 오는 길에 류식당 들려 간장치킨까지 포장해 와 버렸다. 맛은 양념치킨으로 다음에 한 번 더 먹어봐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거 같다.


2025.05.07.

 
요즘 아침으로 감자빵에 아보카도, 삶은 계란, 참치 파테 올려 먹는데 감자빵이 너무 맛있다... 신선할 때 사서 잘라 바로 냉동 해서 그런지 냉동했던 빵인데도 쫄깃 쫄깃... 빵이 하얀색에 가까운 것이 그리 건강할 것 같진 않지만... 갓 나온 감자빵을 처음 발견했을 때 집에 와서 소분하며 맛볼 겸 맨 빵 끝부분을 오물오물 먹었는데 남편이 왜 가난한 사람처럼(?) 맨 빵을 그냥 먹냐고 놀랐다. 유럽 사람에겐 맨 빵 먹는 게 놀랄 일인가보다.
오후에 육아 휴직 중인 직장 선배가 아기와 함께 방문했다. 선배가 엄마가 된 것도 신기하고 사진으로만 보던 아기도 신기했다. 역시 아기들은 실제로 보면 훨찍 작고 귀여운 건 당연하다. 선배와 선배 남편 그리고 아기까지 세 식구가 진심으로 행복해 보여 마음이 따뜻해졌다.


2025.05.08.


유독 사무실에 있는 게 싫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었는데 그냥 싫었다... 왜 그런가 생각 해봤는데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매일 사람 만나는 게 좀 힘들다... 나한테 아무것도 안해도 그냥..사람 만나는 게 힘들다 ㅠㅠ


2025.05.09.

아침부터 천국의 계단하고 데드 땡기니까 유쾌상쾌…!
꾸준히 운동을 한지 벌써 4년 째, 서른이 되면서 가장 잘 한 선택이자 가지게된 좋은 습관이다.

퇴근하고 쇼핑센터에 갔는데 로스만에 한국 화장품이 갈수록 늘어난다. 라운드랩 제품들… 조선미녀는 외국 타겟으로 해서 한국에까지 유명해진 브랜드로 들었는데 마침 필링젤이 필요한 참에 한번 사보았는데 만족!

여기저기 필요한 것 사러 돌아다니다 얼른 집와서 정리하고 남편을 데리러 갔다. 6-7시간을 오는 만큼 가능하면 데리러 가려고 한다.
집에서 늦은 저녁을 먹고 남편 친구들을 만났다. 막판에 의도하진 않았지만 내가 너무 있기 싫은 티를 내서 빨리 왔다. 같이 안가고 내가 혼자 집에 있었더래도 남편이 빨리 왔을 거 같지만 조금 미안했다.


2025.05.10

엄청나게 바쁜 하루였다. 춤연습 하고 아침먹고 쇼핑센터를 두 곳이나 돌았다. 부다페스트에서 평소에 필요한 옷이나 제품들은 몰라도 특별한 것, 좀 괜찮은 것들을 사려면 찾는 게 일이다. 쇼핑 센터 두 곳을 돌고도 원하는 걸 못찾았다. 그러다 공원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다시 마지막 보루로 생각한 소매점에서 드디어 원하는 것을 찾았다. 그 사이 하루가 다 가고 있었다. 저녁은 근사하게 먹고 싶었는데 시간도 체력도 방전되어 기로스로 때웠다. 남편이 중간에 내가 지나가는 말로 다섯번이나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했다며 아이스크림을 수혈해주었다. 일요일은 꼭 집에만 있자 다짐하며 장까지 보고 집에 왔더니 집을 떠난지 열시간이 지나있었다. 지쳤다.
그나저나 저 리오 파테 추천 템이라 찍음.


2025.05.11

모자란 잠을 잔뜩 자고 좋아하는 것들 모은 아침을 먹고 남편 꼬셔서 또 커피. 그래도 디카페인으로 마셨다.

이 날은 결혼 1주년이었다.  둘 다 너무 지쳐서 집에서 맛있는 스테이크를 구워 먹고(테스코에서 샀는데 엄청 부드럽고 맛있었다!) 제대로된 축하는 곧 우리 가족이오면 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벌써 만난지는 3년 6개월, 혼인신고 한지는 1년이 되었다니. 남편이랑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초반 연애 2년 정도 여행이며 이것저것 특별한 일들을 많이해서 초반부터 너무 특별한 일들을 다해버리면 나중에 재미 없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소 차분하게 보낸 지난 1년 정도도 정말 재밌고 행복했다. 서로가 함께 하는 것으로 이미 특별한데 괜한 걱정이었다.

 

최근에 연애와 결혼은 다르고 신혼 때 많이 싸우는 게 당연하다는 글을 봤는데 우린 연애 할 때도 결혼하고 나서도 크게 싸울일이 없다. 의견이나 생각에 차이가 있을 때도 있고 (주로 내가) 감정적인 상태가 될 때도 있지만 싸웠다라고 할만한 일은 없었다. 나도 한 때는 커플이 싸우지 않는 다는 건 한쪽이 참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런 커플이 되어보니 이해가 됐다. 결론은 기본적인 성향이나 생각은 잘 맞고, 생활 습관은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물론 결혼 1년 차라 앞날은 모르지만. 지금처럼 대화로 잘 해결하고 서로를 특별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겠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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